한 여름밤의 비장한 꿈, 서울시향 ‘모차르트와 브루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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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헤르무스 ⓒ Marco Borggreve

한낮의 열기가 지나간 자리에 음악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오는 7월 4일 롯데콘서트홀, 7월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19 서울시향 정기음악회 – 모차르트와 브루크너>가 열린다. 이날 서울시향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다룬다.

이번 프로그램은 모두 단조로 구성되어 곡에서 비장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물론 두 곡의 성격은 다르지만, 감정의 음각(陰刻)으로 환희를 그린 점에서 닮았다. 이를테면 내면의 그늘에 내리쬐는 빛 한줄기와 같은 은유가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첫 곡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은 혁명적인 작품이다. 당대 피아노 협주곡 형식은 독주 악기인 피아노에 따라 오케스트라 반주가 받쳐주곤 했다. 그렇지만 모차르트는 이 작품에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비중을 거의 대등하게 구성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대화하듯이 흐르면서 작품에 입체적인 감흥이 스며들었다. 여기에 독일식 액션을 채용한 피아노를 활용해 더 섬세한 표현이 가능했다. 작곡 당시 모차르트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흥행을 간절히 원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복잡한 심경을 곡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피아니스트 겸 교육자로 활동하는 틸 펠너가 협연자로 나선다. 틸 펠너는 1993년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또한, 2016년 디아파종상을 비롯해서 다양한 수상 이력을 지니고 있다.

피아니스트 틸 펠너 ⓒ Ben Ealovega

2부는 한층 더 어두운 분위기로 이어진다.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은 지인의 죽음을 비롯해 심적으로 힘든 시기에 탄생했다. 또한, 앞서 발표한 교향곡의 실패를 이 작품의 성공으로 만회하게 된다는 점에서 모차르트의 입장과 비슷한 면이 있다.

1악장은 첫 번째 주제부터 죽음의 분위기를 품고 있다. 그렇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두려움을 이겨내겠단 의지가 고조된다.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만드는 거대한 음향은 비장함을 넘어선 희열을 안겨준다. 이러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서 3관 편성에 호른이 8대(바그너 튜바 포함)나 등장한다.

서울시향의 포디움은 오스모 벤스케가 취임하는 내년 2월까지 비어 있다. 이번 정기음악회는 지휘자 안토니 헤르무스가 서울시향을 이끈다. 현재 안토니 헤르무스는 북네덜란드 교향악단의 수석 객원 지휘를 포함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9 서울시향 6월 정기음악회

공연명 : 서울시향 정기음악회 – 모차르트와 브루크너

일 시  및 장소

7월 4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7월 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출연진 :안토니 헤르무스(지휘), 틸 펠너(피아노), 서울시립교향악단

프로그램

Mozart
Piano Concerto No. 20 in D minor, K. 466

Bruckner
Symphony No. 8 in C minor, WAB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