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티 스퀘어(T-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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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4일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에서 ‘더 스트링스’와 인터뷰 후 사진을 찍은 티 스퀘어. (사진 왼쪽부터) 이토 타케시(색소폰·EWI), 안도 마사히로(기타), 반도 사토시(드럼). ⓒ Jeremy Park

티 스퀘어가 13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랐다. 옛 앨범에서 자주 듣던 음악이 그대로 흘렀다. 이렇게 티 스퀘어는 여러 멤버를 거치면서도 음악적인 색깔을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글 | 기자 윤진근

일본 퓨전 밴드 티 스퀘어가 지난 3월 23일 한국 무대에 올랐다. 티 스퀘어는 한국의 TV 프로그램이나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단독 공연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총 좌석 1,500석이 넘는 상명아트센터가 가득 찼다.

이날 공연에 현재 멤버인 안도 마사히로(리더·기타), 이토 타케시(색소폰), 반도 사토시(드럼)가 무대에 올랐다. 다만 개인 사정으로 내한하지 못한 카와노 케이조를 대신해서 시라이 이키토(키보드)가 참여했다. 공석인 베이스 자리에는 오랫동안 객원으로 활동 중인 타나카 신고가 섰다.

티 스퀘어는 창단 40년이 넘은 팀이다. 많은 멤버가 팀을 오갔지만, 이들이 지향하는 사운드는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 이날 공연은 티 스퀘어의 음악을 사랑하는 관객에게 친근한 무대였다. 지난 앨범을 통해 익숙한 연주가 흐르기도 했지만, 처음 듣는 곡이라도 단번에 그들의 음악적 색깔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Sunnyside Cruise’ ‘Control’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곡으로 시작해서, 최근 앨범 수록곡인 ‘City Coaster’ ‘Trap it’ ‘Time Spiral’ 등으로 후반부를 장식했다. 특히 라이브 연주를 위해 편곡한 ‘Trap It’이나 ‘Time Spiral’ 등에서 즉흥연주를 선보이며 열렬한 관객 반응을 끌어냈다.

공연 다음 날 안도 마사히로, 이토 타케시, 반도 사토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9년 3월 23일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2019 티 스퀘어 내한공연’에서 연주를 마치고 관객에게 인사 중인 티 스퀘어 멤버들. FK엔터테인먼트 제공

Q. 13년 만에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하셨습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안도 : 한국 무대에 설 때마다 즐겨요. 늘 관객들 반응이 좋거든요. 이번엔 코드 실수가 몇 번 나오긴 했지만요. (웃음)

이토 : 공연 첫 곡의 인트로부터 실수가 나왔죠. (웃음) 그렇지만 임팩트가 있었어요. 매번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죠. 우리 트레이드 마크처럼 만드는 게 어때요?

Q. 이번 공연을 돌아본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토 : 지난 공연은 록 기반으로 구성했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어요. 공연 앞부분에서는 사람들이 좋아할, 많이 알려진 곡으로 진행했고, 뒷부분에서는 최근 발표한 곡을 연주했어요. 공연 전체가 한 곡처럼 흘러갈 수 있었고, 우리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요.

편안한 분위기 덕에 긴장하지 않고 관객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최근 출연한 KBS TV <올 댓 뮤직>에서도, 칠포 재즈페스티벌에서도 그랬죠. 덕분에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진행을 한국어로 해서 우리가 한 말이 제대로 전달이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웃음)

2019년 3월 24일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에서 ‘더 스트링스’와 인터뷰 중인 이토 타케시. ⓒ Jeremy Park

Q. 어제 무대에서 사용한 악기는 어떤 모델이었나요?

안도 : 일본에서 연주하던 기타를 그대로 가지고 왔어요. 다만 상황상 엠프는 한국에 와서 골라야 했어요. 다행히 장비를 담당하신 분께서 원래 제가 쓰던 ‘펜더 핫로드 데빌 ML’과 비슷한 펜더 핫로드 데빌 212’로 준비해 주셨어요. 덕분에 평소와 다름없는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었죠. (ML은 마이클 랜도Michael Landau 시그니처 라인이다. 기자 주)

이토 : 주로 쓰는 AKAI EWI는 연식이 오래된 악기라서 고장을 대비해서 한 대를 더 가져왔죠.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색소폰도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모델이고, 라인이나 마이크도 늘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어요.

반도 : 드럼은 모든 세트를 한국에 와서 빌렸어요. 어제는 야마하 phx 라인과 함께 질젼 심벌로 연주했죠. 일본에서는 야마하 레코딩 커스텀 라인을 주로 연주해요.

Q. 공연에 앞서 엔지니어에게 특별히 요구한 사항이 있나요?

이토 : 이번 공연을 위해서 음향 엔지니어와 모니터 담당자는 일본에서 데리고 왔어요. 평소에 함께 활동한 사이라서 우리가 원하는 소리를 잘 이해하고 계세요. 곡마다 어떤 느낌으로 음향을 조정할지 잘 아시니까, 어디에서 공연해도 우리가 원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어요.

Q. 조명 엔지니어도 현지에서 함께 온 것인가요?

이토 : 조명 담당자는 사정상 함께 한국에 오지 못했어요. 공연 전에 한국 스태프에게 여러 가지 사항을 점검해서 말씀드렸죠.

특히 연주곡은 애드리브가 많아서 템포가 계속해서 바뀌어요. 그럴 때마다 핀 조명 타이밍이 못 따라갈 우려가 있죠. 리허설에서 모든 곡을 연주하면서 세부적인 부분을 확인했어요. 그래서 문제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죠.

2019년 3월 24일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에서 ‘더 스트링스’와 인터뷰 중인 안도 마사히로. ⓒ Jeremy Park

Q. 수많은 J퓨전 밴드 가운데서 티 스퀘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토 : 같은 J퓨전이라고 해도 재즈에 가까운 타입부터 퓨전에 집중하는 프로그래시브한 연주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어요. 굳이 따지자면 티 스퀘어는 멜로디를 상당히 중시하는 그룹이에요.

학창시절에 ‘재밌는 곡을 쓰는 녀석’이 있다는 소문을 따라서 안도를 만났어요. 이렇게 뭉쳐서 즐겁게 음악을 하다보니 데뷔하게 된 거죠. 작곡가인 안도가 지향하는 음악이 명확해서 팀의 색깔도 자연스럽게 잡혔어요.

2019년 3월 23일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2019 티 스퀘어 내한공연’에서 연주 중인 반도 사토시. BFK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년 3월 23일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2019 티 스퀘어 내한공연’에서 연주 중인 시라이 아키토. BFK엔터테인먼트 제공

Q.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이토 : 안도와 제가 함께 음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어요. 최근에는 카와노(키보드)나 반도(드럼)처럼 자체적으로 프로듀싱이 가능한 새로운 멤버가 들어왔어요. 새 멤버가 들어온 만큼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지점이 열리죠.

초기 멤버와 반도는 서른 살 가까이 차이가 나요. 세대가 다른 만큼 새로운 자극을 받곤 하죠. 이를테면 반도가 듣는 최신 음악이 낯설게 다가오지만, 그런 시도도 괜찮겠다 싶으면 곡을 써보라고 요청하기도 하고요. 자연스럽게 소통하기 때문에 티 스퀘어의 음악이 살아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Q. 새 멤버들은 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이토 : 반도는 어릴 적부터 티 스퀘어를 이해하고 있던 친구예요. 카와노도 티 스퀘어에 빠삭해요. 카와노는 밴드에 들어오자마자 티 스퀘어의 모든 곡을 연주했고, 1980년대 라이브 곡의 구성을 외워서 즉각 대답해줄 정도죠. 두 사람이 팀을 잘 이해하고 있으니까, 새 곡을 써도 우리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줄 수 있죠.

Q. 멤버를 영입할 때 기준이 있나요?

이토 : 어떤 파트라도 티 스퀘어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해요.

만약 정식 멤버를 새로 구한다면, 리듬 악기인 베이스와 드럼의 궁합이 잘 맞아야죠. 그래야 팀 전체 사운드가 잘 유지될 수 있으니까요.

2019년 3월 23일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2019 티 스퀘어 내한공연’에서 연주 중인 타나카 신고. BFK엔터테인먼트 제공

Q. 곡을 쓸 때는 함께 작업하나요?

이토 : 아뇨, 통째로 맡겨버려요. (웃음) 또한, 멤버들끼리 흥미있는 노래가 있으면 함께 듣자고 해요. 다양한 음악에서 우리 색깔과 맞출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죠.

요즘 음악은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리듬이 쓰이거나 어려운 기교가 많이 쓰여요. 반도는 난해한 연주도 곧잘 흡수하죠. 가까운 시일 내에 트렌드에 잘 맞는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Q. 한국에서도 여러 아마추어 연주자가 티 스퀘어의 곡을 다루지만, 연주하기에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토 : 우리가 하는 음악을 제대로 연주하기에 쉽지 않을 거예요. 저조차 어렵다고 느끼는걸요. (웃음)

보컬이 없는 밴드는 그만큼 연주가 자유롭죠. 특히 우리 음악은 애드립을 제대로 살리고, 협연으로 이어지는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해요. 곡마다 섹션도 많고요. 이런 부분을 유연하게 소화하려면 상당한 연주 테크닉이 필요하죠.

2019년 3월 23일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2019 티 스퀘어 내한공연’에서 연주 중인 이토 타케시. BFK엔터테인먼트 제공

Q. 무대에서 실수한다면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이토 : Keep Playing.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면 어떻게든 음악이 된다고 여겨요. 거기에서 주저앉으면 음악은 죽는 거고요. 실수한 걸 눈치채자마자 바로 순발력을 발휘해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만들어야죠. (웃음)

Q. 공연을 위한 편곡은 어떤 방식으로 하시나요?

안도 : 콘서트에서 구현할 수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곡에 수정을 하죠.

예전에는 편곡을 적극적으로 했지만, 요즘은 그렇게 많이 만지지는 않아요. 곡 인트로를 조금 다듬거나 템포를 바꾸면서 보정하는 정도죠. 또한, 음반에서 페이드 아웃을 썼지만, 공연이니까 다른 끝맺음으로 흐름을 바꾸는 선에서 접근해요.

이토 : 곡에 따라 베이스 솔로나 드럼 솔로 같은 것도 종종 넣고요.

Q. EDM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요?

안도 : 개인적으로는 심플한 곡을 만들고 싶어요. 녹음을 통해 여러 요소를 덧붙이는 게 아니라, 우리 연주만으로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죠.

그렇다고 예전 사운드를 재현하려는 건 아니에요. 연주를 중심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지길 바라죠. 아직 구체화 된 아이디어는 없지만 방향만은 확실해요.

Q. 새로운 실험에 무게를 두시나요? 기존 색깔을 유지하려고 하나요?

반도 : 둘 다 추구하고 있어요.

이토 : 티 스퀘어는 멜로디와 팝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지금까지 분위기와 다르게) 뜬금없이 상큼하거나 어둡거나, 질주하는 느낌으로 음악을 만든다든가 하는 시도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어제 공연이 밴드가 원하는 방향을 잘 보여줬다고 느껴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옛 곡부터 요즘 곡까지 누더기처럼 이어붙인 게 아니라 원래부터 한 옷처럼 위화감 없이 선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항상 가슴 설레는 도전을 하고 싶어요. 만약 음악적인 변화가 없다면 예술가로서 생명이 다한 것은 아닐까요?

2019년 3월 23일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2019 티 스퀘어 내한공연’에서 연주 중인 안도 마사히로. BFK엔터테인먼트 제공

Q. 새 앨범 소식은 있나요?

이토 : 이미 LA에서 녹음을 마쳤어요. 4월에 발매 예정이에요. 앨범 제목은 ‘HORIZON’입니다!

Q. 한국 팬들에게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안도 : 매년 한국에 오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티 스퀘어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고, 더 파격적인 곡을 쓰고 싶어요.

밴드 티 스퀘어 (T-Square)

2019년 3월 24일 서울 명동 퍼시픽호텔에서 ‘더 스트링스’와 인터뷰 후 사진을 찍은 티 스퀘어. (사진 왼쪽부터) 안도 마사히로(기타), 이토 타케시(색소폰·EWI), 반도 사토시(드럼). ⓒ Jeremy Park

1978년 1집 <Truth>를 발매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창단 멤버인 기타리스트 안도 마사히로, 색소폰 이토 타케시를 중심으로 밴드 멤버를 교체하는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TV CF 삽입곡이나 방송 시그널 등에 티 스퀘어 음악이 자주 사용됐다. 예를 들어 전국 중·고등 영어 듣기 평가에 ‘Dandelion Hill’이 사용됐다. 그래서 밴드 자체는 몰라도 이들의 음악에 익숙한 사람은 많다.

오는 4월 46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티 스퀘어 2019 내한공연 셋 리스트. 티 스퀘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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