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를 향한 김다미의 첫걸음, 슬로박 필하모닉과 함께하다

국립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20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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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1월 9일, 롯데콘서트홀) / 두미르 제공

작곡가의 눈으로 펼쳐진 상상력의 무대
현실과 이상을 뒤집는 김다미의 끝없는 여정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지휘자 다미안 이오리오가 이끄는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데뷔 앨범 [김다미 : 드보르작]을 발표했다. 이들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한국에서 순회공연을 열고 있다.

지난 11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김다미가 무대에 올랐다. 이날 김다미는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을 앨범에 참여한 지휘자와 악단과 함께 다시 선보였다. 일주일 전에 발매한 앨범과 실황 연주를 비교 감상하면서 김다미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었다.

김다미 : 드보르작 (2018)

드보르작은 바이올린 협주곡을 완성한 직후에 바이올리니스트 요하임에게 악보를 보낸다. 요하임은 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드보르작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한 차례 더 거친 후에 초판 악보가 출판된다. 이렇게 바이올리니스트의 시각으로 개작해서 세상에 나온 곡이지만, 여전히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균형을 잡는 건 쉽지 않다.

공연 직전에 한 인터뷰에서 김다미는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오케스트라 반주에 바이올린 소리가 묻힐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마이크를 통해 모든 악기 소리를 고르게 담을 수 있는 녹음과 실제 연주회는 다르다”라며 “무대 위에서는 전체 균형을 신경을 쓰면서 연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공연과 앨범의 연주를 비교하면 전반적인 해석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김다미는 멀리 있는 사람에게 말을 하듯이 한음 한음 더 힘주어서 바이올린을 켰다. 이를 위해서 김다미는 바이올린이 지닌 음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주법을 구사했다. 앨범과 비교해서 다소 거친 부분이 있었지만, 바이올린 소리가 두꺼운 오케스트레이션을 뚫고서 뒤쪽 객석까지 잘 전달되었다.

이번 공연과 앨범 모두 악보의 쉼표 하나까지도 충실히 따랐다. 사전에 드보르작의 초판 악보를 구해서 작곡가의 의도를 살리겠다는 김다미의 의지가 공연 내내 빛을 발했다. 여기에 슬로박 필하모닉이 김다미의 바이올린 성향에 맞추어 고민한 티가 났다. 흔히 드보르작의 작품에서 떠올리는 남성적이고 박력이 넘치는 해석을 자제하고, 수채화같이 부드러우면서도 소리의 색채를 강조한 반주를 선보였다.

앨범과 비교해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3악장에서 템포와 함께 보잉의 속도를 올려서 한층 더 쾌감을 느끼도록 연출한 점이다. 김다미는 기교적인 면을 잘 살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고 곡을 이끌어갔다. 또한, 바이올린과 악단은 서로 주고받는 타이밍을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호흡이 잘 맞았다.

예나 지금이나 김다미는 무표정으로 활을 켠다. 무대 위에 선 모습과 다르게 바이올린 소리에서 투사와 소녀의 모습이 번갈아 느껴질 때도 있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음악적인 무게의 추가 잡힌 듯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된 호흡으로 입체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많은 연주자가 콩쿠르 우승 직후에 쏟아지는 관심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연주 활동을 늘린다. 그렇지만 김다미는 박사과정을 비롯한 현실적인 진로를 개척하며 긴 호흡으로 음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풀어갔다. 이렇게 내실을 다지는 동안에 한단계 더 성장한 김다미를 드보르작의 음악으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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