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손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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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손열음 / 크레디아 제공
지난 7일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순회공연 <아마데우스>의 첫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 발매한 <아마데우스> 앨범을 기념함과 동시에 지휘자 故 네빌 마리너를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이날 프로그램은 앨범에 실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비롯해 장조 계열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다소 밝은 분위기에서 이어진 무대에서 네빌 마리너와 손열음이 함께 구축한 모차르트의 해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순회공연은 9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27일 원주 공연까지 8차례에 걸쳐서 열린다. 손열음과 함께 ‘앙상블 오케스트라 서울’과 ‘솔리우스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순회공연을 앞두고 손열음과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글 | 기획장 이상권

 

피아니스트 손열음 / 크레디아 제공

Q. 지휘자 네빌 마리너와 작업한 <아마데우스> 앨범을 발표하고, 동명의 투어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공연을 앞둔 소감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지난 4월에 앨범을 먼저 발표하고 이제 공연을 앞두고 있네요. 한국에서 모차르트 작품으로만 제대로 프로그램을 구성해서 공연할 수 있어서 설레죠.

이번 순회공연에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이규서 지휘)와 솔리우스 오케스트라(김윤지 지휘)가 함께 무대에 올라요. 젊고 신선한 연주 단체를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기뻐요.

Q. 지휘자 네빌 마리너는 어떤 분이셨나요? 

네빌 마리너와 한 음악 작업 자체도 좋았지만,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반하게 되었어요.

거장 지휘자라고 해서 다 친절하진 않거든요. 네빌 마리너는 정말 신사답게 사람을 대해줬어요.

Q. 지휘자 네빌 마리너는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합니다. 주로 어떤 시각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을 다루는 편인가요?

일단 네빌 마리너를 모차르트에 국한하기에는 음악적으로 다양한 업적이 있어요. 모차르트보다 다른 레퍼토리가 적다고 보기도 어렵고요. 그렇지만 모차르트 해석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셨다고 해요.

과거엔 모차르트의 작품을 아케데믹하게 해석한 경향이 있다면, 네빌 마리너는 모차르트 작품 안에 있는 연극적인 요소와 함께 ‘장난기 많은 (playful)’ 면을 드러냈거든요. 저 역시도 그런 해석에 동의해요. 지난 작업을 연극하듯이 즐길 수 있었고요.

Q. 네빌 마리너는 지휘자와 다른 연주자와의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휘자가 피아니스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나요?

네빌 마리너와 함께 작업하면서 놀란 부분이에요. 같은 곡을 수없이 하셨을 텐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 스타일대로 가자고 하셨어요.

모차르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전협주곡은 오케스트라 파트가 먼저 나오죠. 그래서 독주자가 오케스트라 템포를 자연스레 따라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네빌 마리너는 템포에서부터 제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셨어요.

Q.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피아니스트와 오케스트라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 편하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휘자의 유무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어떤 무대에서는 차라리 지휘자가 없길 바란 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지휘자가 음악적으로 잘 받쳐준다면, 당연히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편이 좋죠.

지난 4월에 런던에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모차르트 협주곡을 다시 연주했어요. 이날은 지휘자 없이 진행했는데 그 나름대로 매력은 있어요.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을 한다는 느낌이랄까요.

피아니스트 손열음 / 크레디아 제공

Q.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포르테 피아노로 연주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곡인데, 현대 피아노로 연주할 때 어려운 점은 있습니까?

현대 피아노로 굳이 포르테 피아노의 소리를 카피할 필요는 없어요. 두 피아노가 구조상 아티큘레이션은 완전히 다르긴 힘들기도 하고요. 현대 피아노의 장점을 살려서 표현해야죠. 아마도 모차르트가 현대 피아노를 봤다면 더 좋아했겠죠?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모차르트가 작법으로 구현하려던 효과를 완전히 반대로 할 수는 없어요. 포르테 피아노에 대해 이해도가 없다면 현대 피아노로 작곡가의 의도를 온전히 구현하기 힘든 점은 있어요.

Q. 이번 앨범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셨나요?

지난 작업들과 다르게 이번 음반은 정말 수월하게 마쳤어요. 한 악장당 3번씩 연주하고 부분적으로만 다시 연주했죠. 이렇게 협주곡을 하루에 마무리했어요.

모차르트의 음악을 해부하듯이 접근하는 건 원래 창작자의 의도하고 다르다고 생각해요. 모차르트는 전체 그림을 한 번에 쓰윽 그렸을 거 같거든요.

Q. 유명 공연장에서 쓸 피아노를 직접 고르신 경험이 있으십니다. 어떤 기준으로 피아노를 택하셨나요. 또한, 자신에게 맞는 피아노는 무엇인가요?

우선 공연장에서 원하는 피아노가 있으면 주문에 맞는 제품으로 골라주죠. 더불어 공연장에서는 여러 피아니스트가 연주해야 하잖아요. 여기에는 반응이 좋고 중성적인 색깔의 피아노가 맞겠죠. 하지만 제가 원하는 피아노는 달라요. 한 마디로 색깔이 뚜렷한 피아노를 선호해요.

Q. 공연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점검하시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피아노 소리보다도 건반 상태를 확인해요. 소리는 제가 어떻게든 만들어내볼 수 있지만, 건반이 잘 안 움직이면 연주가 어렵잖아요. 너무 가벼운 것도 문제가 있지만, 건반을 누를 때 뻑뻑한 느낌을 좋아하지 않아요.

더불어 다이내믹을 확인하죠. 특히 피아니시모를 얼마나 작은 소리로 구현이 가능한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해요.

Q. 클래식이 뒤늦게 자리한 한국에는 현대식 콘서트홀이 많습니다. 반면 유럽에는 오래된 어쿠스틱 홀이 많은 편인데, 양쪽 환경에서 두루 경험하신 입장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유럽의 오래된 홀들이 좋아요. 인위적으로 소리를 잘 들리게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음향을 담아낸 공간이 많잖아요. 실제 관객과 접근성도 오래된 홀이 좋을 때가 많아요. 교회나 학교에서도 하니까요. 연주자로서 그런 느낌을 좋아해요.

Q. 같은 곡으로 순회공연을 진행하면 다른 공연장을 계속해서 거칩니다. 홀 음향이 달라지면 해석을 유지한 채 페달 사용 등으로 피아노 소리 자체만 보정하나요? 아니면 음악 자체가 달라지나요?

제 경우엔 연주 자체가 바뀌는 거 같아요. 홀 상태나 관객들의 반응이 어떠냐에 따라서 부분부분 해석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어차피 연주자가 똑같은 연주를 하더라도 환경이 바뀌면 분위기가 똑같이 반응하진 않거든요.

피아니스트 손열음 / 예스엠아트 제공

Q. 악보에 표기된 지시사항이 명확한 편이 좋은가요?

일단 선호의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바흐처럼 악보에 지시한 내용이 간단하면 상상력을 발휘해야죠. 반면 베토벤처럼 지시가 명확하면, 왜 이렇게 써놨는지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잖아요. 그저 음악적으로 고민할 지점이 다른 거죠.

Q. 아마데우스 공연 이후에 예정된 국내 활동이 있나요?

다음 국내 일정이요? 아직은 어떤 곡을 하겠다고 확실히 정해진 건 없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

Awards
2011.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
2009. 제13회 반클라이번콩쿠르 2위

Collarboration
발레리 게르기예프, 로린 마젤, 네빌 마리너, 드미트리 키타옌코, 로렌스 포스터,
유리 바슈멧, 제임스 콘론, 카렐 마크 시숑, 유라이 발츄하, 정명훈

Features
2018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2015. 동아일보 ‘한국을 빛낼 100인’에 명예의 전당
2014.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13.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연주 (대통령 방미 일정 동참)
2012.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20주년 기념 연주 (오스트리아 대통령궁)
2007. 반기문 UN 사무총장 취임 축하연주 (뉴욕 UN 총회장)

Recording
2018 모차르트 (Mozart)
2016.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2012. 피아노 (Piano)
2009. 제13회 반클라이번 콩쿠르 2위 수상자: 손열음
(13th Van Cliburn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Silver Medalist: Yeol Eum Son)
2008. 쇼팽 피아노와 현을 위한 녹턴
(CHOPIN Nocturnes for Piano and Strings)
2004. 쇼팽 에튜드 Op. 10 & 25 (CHOPIN ETUDES OP10 & 25)

2018 손열음의 아마데우스

Discography

Amadeus (2018)

Schumann & Brahms (2016)

Modern Time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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