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콜랭 발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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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랭 발롱 트리오. (사진 왼쪽부터) 줄리앙 사토리우스(드럼), 콜랭 발롱(피아노), 파트리스 모레(베이스). © Mehdi Benkler
손에 닿는 것마다 악기가 된다.
콜랭 발롱 트리오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연주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소리가 음악에 그대로 담겨 있다. 현대적인 소리에 걸맞게 작법 역시 전통 재즈를 넘어서 자유로운 편이다.
다가오는 제15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 콜랭 발롱 트리오가 무대에 오른다. 공연에 앞서 리더인 콜랭 발롱과 이야기를 나눴다.
글 | 기자 윤진근

 

좋아하는 피아노 브랜드가 있나요?

공연장마다 피아노 종류와 상태가 제각각이에요. 어느 피아노든 바로 적응해야 무대에 설 수 있죠. 때로는 첫 느낌이 좋지 않아도 막상 연주하면서 악기와 호흡이 잘 맞기도 해요.

오랜 사연이 담긴 악기가 좋아요. 브랜드요? 굳이 꼽자면 스타인웨이 B와 D 시리즈가 제게 잘 맞는 피아노죠.

피아노 연주자로서 어떤 음색을 추구하시나요?

피아노라면 어느 톤이든 좋아요. 특별히 좋은 소리만을 찾진 않아요. 차라리 피아노로 이런저런 소리를 내는 걸 즐겨요. 사람 목소리를 비롯해 오르간, 퍼커션, 소음 등 다양한 음색을 추구해요.

CD 케이스, 구슬 같은 도구로도 연주하시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는 낯선 소리에 매력을 느껴요. 항상 새로운 소리를 추구하고, 이를 위해 연주 방식을 바꾸곤 하죠. 무대에 오를 때마다 타악기를 비롯해 여러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요.

다양한 소리를 조합하는 걸 즐기죠. 이를테면 트리오가 하나의 악기처럼 연주하는 거죠. 반대로 각 악기가 내는 소리가 대조적인 상황도 좋아하죠.

 

트리오 멤버인 파트리스 모레와 줄리앙 사토리우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둘은 정말 대단하죠. 그들이 피콜로와 테레민으로 연주해도 함께 무대에 오를 거에요. 두 사람 모두 음악적 자존심이 강한 친구들이고, 제게 큰 영향을 주고 있죠.

솔로 프로젝트와 트리오 연주를 병행하시는데요, 연주 측면에서 어느 쪽을 선호하세요? 또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둘 다 좋아해요. 그래도 차이가 있죠. 트리오 연주는 쉽고 재밌어요. 혼자 연주하면 더 자유롭지만, 더 어려워져요. 독주하면서 스스로 평가하거나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악몽 같은 시간이 되죠.

2011년부터 ECM 레이블에 소속되어 계십니다.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ECM에 소속돼서 행복하고 여기에 자부심을 느껴요. ECM은 멋진 녹음환경을 가지고 있거든요. ECM 프로듀서인 만프레드 아이허 씨와 작업하면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즉흥으로 연주하는 곡과 편곡 후 연주하는 곡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어떤 곡을 연주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어떤 곡은 완전히 즉흥적으로 연주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하게 편곡된 곡도 있죠.

연주 도중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우리에게 다가오는 소리를 받아들이려고 해요. 귀를 기울이고 우리에게 들리는 것을 연주해요.

클래식과 재즈 모두를 접하셨는데, 각각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었나요?

어릴 적에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긴 했어요. 음표를 읽지 못해서 2년 만에 그만뒀지만요. 따지고 보면 정식으로 교육받은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요즘은 바로크 음악을 비롯한 클래식 곡을 연습하고 있어요. 클래식 음악을 통해 전통적으로 피아노로 구사할 수 있는 소리를 익힐 수 있거든요.

재즈를 통해서는 장르의 선을 긋지 않아야 한다는 걸 배웠죠. 모든 것에서 배우고 그걸 연주로 풀어내야 하거든요. 매사 호기심을 갖는 게 중요해요.

스위스의 재즈 교육 구조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스위스는 훌륭한 교육 구조를 갖추고 있어요. 재즈 전문 고등학교가 5곳 있죠. 저는 그 중 한 곳인 베른 예술 고등학교(High Schools of Arts in Bern)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어요. (※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콜랭 발롱은 2009년부터 베른 예술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편집자 주)

연습하실 때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연습 방법을 알려주세요.

주로 기교에 중점을 두고 연습해요. 그밖에는 화성학 공부, 리듬 연습, 재즈 스탠더드 곡 등 여러 가지를 연습하죠.

전 게임하듯 연습해요. 규칙을 만들고, 이걸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보는 거죠. 또 모든 연습을 공연처럼 연주하고자 노력해요.

연주 중인 콜랭 발롱 트리오. © Mehdi Benkler

 

작곡 중인 콜랭 발롱. © MC Anliker

작곡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음악적인 발상이 자연스레 떠오를 때도 있고요, 자연, 과학, 이야기 등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저는 기차 안에서 작곡하는 것을 좋아해요.

연주에 CD케이스, 피크, 구슬 등 많은 도구를 쓰시는데요. 도구 사용을 작곡 단계에서 결정하시나요, 아니면 연주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하시나요?

매번 달라요. 한 번은 터키 풍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썼는데, 이땐 소리를 내기 위한 악기와 도구가 머릿속에 바로 떠올랐죠. 하지만 대부분 특별히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작곡하는 편은 아니에요.

자작곡의 흐름이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작곡자인 제 귀에는 곡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게 들려요. ‘Danse’에는 다른 곡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가 있어요. ‘Sisyphe’는 꽤 느리고, 음이 고조되는 느낌을 많이 받지 않으실 거예요. 실제 연주를 들어보시면 이 차이가 좀 더 도드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곡들을 설명해주세요
.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저희 앨범 <Danse> 속 몇 곡을 들려드릴 거에요.

한국 연주자들에게 어떤 연주자로 비춰지고 싶은가요?

저 자신을 찾아야죠.

아시아 투어 이후 계획이 있습니까?

스튜디오로 돌아가 새 앨범을 녹음할 거예요. 물론 ECM 레코드와 함께죠.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관람객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한국에서 몇 차례 연주하면서 한국 관객이 따뜻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여러분이 가진 기운이 연주자인 저희에게 와 닿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자라섬에서 뵈어요!

재즈 피아니스트 콜랭 발롱

연주 중인 콜랭 발롱. © Nicolas Masson

1980년 스위스에서 태어났다. 1999년에 트리오를 결성했고 <Les Ombres>(2004)로 데뷔했다. <Ailluers>(2006) 이후 2011년 유럽 재즈 레이블 ECM 레이블에 합류했다. 이후 <Rruga>(2011) <La Vent>(2014) <Danse>(2017) 등을 발표했다.

콜랭 발롱은 스윙이나 블루스를 연주하지 않는다. 간결하고 집중적이며 점층적인 음악을 연주한다. Fridl-Wald Foundation Prize, 네스카페스 렛츠 재즈 투게더 경쟁부문 1위, 몽트뢰 인터내셔널 재즈 피아노 솔로 컴피티션 3위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스위스 뮤직 상(2016) 후보에 올랐고, Prix de la Relève du Canton de Vaud(2017)도 수상했다.

그는 2014년 마틴 짐머만의 <Hallo>와 다큐멘터리 영화 <Gossenreiter>등의 곡을 작곡했다. 또 2015년에는 <Orce> <Coriolis> <Fauna> 등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15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공연명 : 제15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장 소 :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일대

기 간 : 2018년 10월 12일부터 10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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