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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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클래식 기타를 맨 사람들이 양평으로 간다.

지난 8월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일간 양평 쉬자파크에서 ‘제4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과 ‘양평국제기타포럼’이 동시에 열렸다. 이번 축제는 콘서트, 마스터 클래스, 콩쿠르, 강연, 전시 등 클래식 기타를 중심으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반면 장소의 접근성을 비롯해 전반적인 축제 분위기에서 기존 애호가 중심의 배타적인 성격도 엿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증가한 점은 향후 지역대표문화축제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한민국 클래식 기타를 대표할 축제

국내에서 국제 규모로 열린 클래식 기타 축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동안 한국에서 클래식 기타를 주제로 많은 축제가 열렸지만, 공연에 편중되어있거나 규모와 자생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기타협회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지난 2015년에 제1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제1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은 기존 클래식 기타 축제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시작했다. 우선 국제페스티벌이란 이름에 걸맞게 수준 높은 연주자, 교수, 제작자를 초청했다. 또한, 콘서트, 콩쿠르, 세미나, 전시회, 음악캠프 등을 통해 연주자, 제작자, 애호가 등이 함께하는 공론장을 형성하고자 했다.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 ‘국제기타포럼’
마일스톤스 오브 뮤직 대표인 볼프갱 옐링하우스(우)와 윤원준 한국기타협회 부회장(좌).

지난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은 절반의 성공만 거두었다. 축제의 정체성은 명확했지만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한계점을 반복해서 드러냈다. 주최 측에서도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제4회 축제부터 운영을 외부 기획사에 의탁하지 않고 한국기타협회가 직접 주관했다.

김성진 예술감독은 “지속 가능한 축제를 위해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축제는 큰 변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열렸다”라고 밝혔다.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가 내민 청사진은 설득력 높은 방안으로 구성되었다. 더불어 축제의 기획 의도를 따르면서 현실적인 개혁을 이룰 수 있을지 올해 축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가늠해볼 수 있었다.

클래식 기타로 모인 사람들

제4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은 지난 축제와 비교해서 기획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선 클래식 기타 애호가를 위해서 세계적인 연주자를 초청해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마스터 클래스 열어 전공생에게 특별한 레슨을 제공했으며, 국제콩쿠르를 통해서 신진 연주자를 발굴하기도 했다. 또한, 양평국제기타포럼을 축제와 함께 진행하여 제작자와 연주자를 위한 포럼과 기타 전시회를 열었다.

달라진 점은 축제 개최지인 양평군과 문화적 연대를 강화했다. 이번 축제를 앞두고 양평군 전역에서 프린지 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축제를 알렸다. 지난 16일 메인콘서트 무대에 오른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지난 축제와 비교해서 올해는 많은 지역 관객이 찾아주신 것 같다”라며 “모두가 공연이 끝날 때까지 객석에서 차분하게 감상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6일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 ‘메인콘서트’ 무대에 오른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

다만 지역 주민의 참여가 메인콘서트에 국한된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를테면 클래식 기타를 처음 접하는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주최 측은 복합적인 해결책을 구상하고 있었다. 축제 운영진은 “더 많은 관객이 즐길 수 있도록 향후에 프로그램을 개편하겠다”라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축제와 병행해서 지역 내 클래식 기타 인구를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 가까워진 간격, 더 늘려야 할 편의성

올해 축제는 양평 쉬자파크의 장소 협찬으로 열렸다. 차를 이용해서 산길을 한참을 올라야 축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 당일치기 관람은 거의 불가능했다. 앞으로 축제의 확장성을 생각한다면, 장소를 변경하거나 대중교통과 연계한 이동 시스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편의시설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사전 예약제인 식당을 제외하면 식사할 곳이 없었다. 대전에서 올라온 한 관객은 식사 시간에 차를 몰고 산 아래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만약 축제 기간에 매점을 운영했더라면 이러한 불편함을 예방했을지도 모른다.

축제 장소가 문제점만 지닌 것은 아니었다. 산림 휴양단지의 특성상 건물 주위가 멋진 쉼터가 되었다. 주요 행사를 진행한 교육관 앞에서는 라인베르트 에버스, 마르신 딜라, 요하네스 뮬러 등 해외 유명 연주자와 박규희, 장대건 등 국내 정상급 기타리스트가 관객들과 한 대 어우러져 쉬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오답을 기록해서 정답을 찾아내기

제4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은 가능성과 한계성을 동시에 드러낸 행사였다. 주최 측은 “길게 보고 하나씩 바로잡아 나가겠다”며 “올해부터 축제를 운영 과정을 모두 데이터베이스로 만든다”라고 밝혔다. 즉 문제점을 명확히 기록하고 다음에 반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오답을 기록해서 정답을 찾아내겠단 자세에서 축제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훗날 양평이 이 축제를 발판으로 클래식 기타의 중심지로 자리잡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제4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

제4회 대한민국국제기타페스티벌의 주요 행사를 진행한 쉬파파크 교육관

라인베르트 에버스의 마스터클래스

이성우의 마스터 클래스

국제 기타 콩쿠르 예선.
윤원준 한국기타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