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은 곧 가야 하는 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생을 담고 있다. 우리는 삶이 변곡점에 왔을 때 누군가 이미 지나간 길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놓고 저울질한다.

오늘날 젊은 클래식 연주자 역시 여러 진로를 두고 고민할 것이다. 국내 음악 교육이 체계화되면서 매년 실력 있는 연주자가 배출되지만, 주요 콩쿠르 우승으로 이름을 알리는 연주자는 소수이며, 이들마저 음악 활동이 보장된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주어진 길이 막히면 다른 길을 내듯 새 활로를 찾는 젊은 음악인이 늘고 있다. ‘어떻게 음악계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많은 고민이 오가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었다. 지난 10일 젊은 연주자 플랫폼인 클래시컬 네트워크가 오픈했다.

클래시컬 네트워크는 연주자의 프로필을 담은 DB, 미발표 음원 스트리밍, 영 아티스트 포럼 등으로 구성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콩쿠르 우승이 없거나 대형 기획사가 외면한 연주자라도 플랫폼 내에서 자신의 음악 활동을 꾸준히 알릴 수 있다.

클래시컬 네트워크의 공식 파트너인 클럽M은 19일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플랫폼 오픈을 축하하는 무대를 가졌다.

한보 먼저 내디딘 사람들

비올라와 피아노가 동시에 울리자 객석은 확 가라앉았다. 브루흐 8개의 소품 3번. 클럽M의 공연 홍보 이미지와 달라서였을까. 첫 곡이 정제된 분위기로 흐르자 다소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는 관객도 있었다. 더불어 공연 초반부에는 비올라가 만든 지 몇 달 되지 않은 악기처럼 울림이 뭉뚝했고, 클라리넷 연주자의 숨소리도 긴장한 듯이 거칠게 다가왔다. 이러한 기우도 잠시, 두 곡이 채 지나기도 전에 악기와 악기 사이의 공간이 채워지며 하나의 음악이 되었다.

브루흐의 곡이 끝나자 클럽M의 짤막한 대담 코너가 이어졌다. 클럽M의 음악감독인 김재원이 주로 이야기를 풀어갔는데, 내용으로 크게 주목할 부분은 없었다. 다만 그가 관객들과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데 꽤 능숙하단 인상을 받았다. 다음 곡인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 모음곡’을 농담 섞어 설명한 뒤에 다시 공연이 이어졌다.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는 연주 여행에 부담이 없도록 각 음역 대표 악기로 구성을 대폭 줄였다. 이날 클럽M은 원곡보다 더 간소화하여 피아노, 바이올린, 클라리넷만으로 무대에 올랐다. 저음역 악기가 없는 탓에 우려한 채로 감상했지만, 피아노가 전체 흐름을 잘 받치며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다.

2부에는 클룩하르트의 ‘다섯 개의 갈대밭의 노래’ 1~4번, 파질세이의 ‘파가니니 테마에 의한 변주곡(편곡 유청)’, 조지 거슈인의 ‘환상곡 (편곡 유청)’이 이어졌다. 2부는 흠잡을 곳 없이 멤버들 합이 잘 맞았다. 더불어 1부보다 외향적으로 드러나는 흥이 있어서 관객들 박수 소리도 훨씬 커졌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앙코르곡으로 영화 OST까지 다루면서 막이 내렸다.

올여름에 창단한 클럽M은 단기간에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티저 영상을 비롯한 마케팅 전략이 신선했고 음악 내적으로는 관악 주자 편성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만큼, 젊은 연주자의 도전이 더 활발히 이뤄지길 바란다.

공연 프로그램 (2017. 10. 19)

막스 브루흐  
8개의 소품 중 3번, 7번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병사의 이야기 모음곡

아우구스트 클룩하르트  
다섯 개의 갈대밭의 노래, Op.28 중 1,2,3,4번

파질 세이  
파가니니 테마에 의한 변주곡 (편곡:유청)

조지 거슈인   
거슈인 환상곡 (편곡 : 유청)

클럽M

클럽M은 뮤지션의 약자 M과 클럽의 결합어로, 젊은 관객과 교감을 지향하는 클래식 연주자 단체다. 음악감독 김재원(피아노)을 중심으로 조성현(플루트), 고관수(오보에), 김상윤(클라리넷), 유성권(바순), 김홍박(호른), 김덕우(바이올린), 이신규(비올라), 심준호(첼로)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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